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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있는 사람이 좋다
<추경희가 만나사람> 김미경 (주)패밀리푸드 대표
시인 추경희

시간이 가랑잎에 묻어와
조석으로 여물어 갈 때

앞내 물소리
조약돌에 섞여
가을 소리로 흘러내리면

들릴 듯 말 듯
낯익은 벌레 소리
가슴에 머문다

하루가 달 속에서 등을 켜면
한 페이지 그림을 접듯

요란했던 한 해
정원 가득 하늘이 좁다. 

          추경희의 시<가을엔>


명감나무 같은 여유로움이 전해져 오는 사람
늦가을은 성숙의 끝이다. 낙엽이 떨어지면 많은 사색을 하듯 가득 찬 하늘빛은 깊이를 더한다.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당연히 내려놓을 줄 알고, 누군가 아파하면 토닥토닥 달래줄 것 같은 시간이 가을이다.

 

▲ 김미경 대표     © 시티뉴스

 

오랜만에 좋은 사람과 마주했다. 마음을 여는 법을 아는 사람, 패밀리푸드 김미경 대표. 그녀에게서는 탱태글 익은 명감나무 같은 여유로움이 전해져 온다. 그 느낌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소나기 같은 것이 아니다. 긴 시간 다음어온 규칙에서 빚어지는 산물이다.
  
음식에는 마음이 양념이다
김미경 대표는 5년째 패밀리푸드사업을 해오고 있다. 현장근로자를 상대로 하루 평균 1200명분의 음식을 장만하는 알찬사업이다.
 

“여자들은 대부분 음식과 연관된 일은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남다른 동기라도 있는지요?”
 “아, 제가 음식에 관심도 많았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음식의 맛은 모두 다르게 표현됩니다.”
 “그렇지요.”
 “음식의 맛은 마음에 따라 달라집니다. 계절마다 선호하는 음식이 다르듯이 정성스런 마음을 담아서 음식 준비를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 생각이 옳다는 것에는 분명합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매출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매출만 생각했다면 제가 원하는 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재료의 신선함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세팅까지 직원들의 꼼꼼한 정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몇 분이나 계신가요?”
“조리사 6명을 포함해서 20여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명함에는 ‘맛있는 집밥’ 상호명이 있군요.”
 “패밀리푸드 외에 별개로 ‘맛있는 집밥’ 사업도 합니다. 이것은 위탁급식사업입니다.”

 

조금 일찍 일어나라
김미경 대표의 정원은 늘 좁다. 그녀가 살고자 하는 세계는 풍요로운 열정으로 가득하다. 주어진 일에는 넓고 멀리 본다. 두 아들을 키울 때도 멀리 보았다. 힘들게 이겨낸 삶의 반추를 통해 아이들은 유학을 보냈다.
 

“아이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아주 쉽기도 하지만 힘든 일, 조금 일찍 일어나라는 말을 늘 해왔습니다.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상식으로 끝날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해 말해주고 저 또한 실천하는 모습을 함께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힘든 것 같아요.” 
“저의 하루 시작은 새벽 3시부터입니다. 그래야 음식준비를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일찍 이라는 말은 사업의 기본입니다.”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일도 함께 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아, 별거 아닙니다. 매주 월, 수, 금 3일간 푸드뱅크를 통해 저소득층 150분의 음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봉사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약소합니다.”
 “푸드 일은 언제까지 하실 건가요.” 
“앞으로 5년 정도는 더 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유학을 해서 떨어져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사업을 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이웃에게 나눔을 주는 일도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 가족과 저를 위해 여며가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추경희 시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미경 대표     © 시티뉴스

 

정원 가득 하늘이 좁다
만추, 가득함이다. 누구에게나 오는 어감이 아니다. 버리고 난 후에 채워지는 기쁨이다. 김미경대표는 솔직한 사람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진솔하게 표현하는 사람이다. 지나온 삶을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 등교가 좋았다는 사람, 맛있는 빵이 있어서 점심시간을 기다렸다는 사람……. 아이들에게 빵의 의미를 가르쳐 준 사람.


그래서 그녀의 이마 위에 얹힌 삶의 속도는 느린 듯 빠르다.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조금은 각색을 하게 되고 아니면 전부 남의 것이 되기도 한다. 툴툴 털어내듯 이야기 하는 그녀의 모습이 곧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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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2/02 [09:30]  최종편집: ⓒ 시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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