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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어린이집 보육지원체계 개편
박선미, ‘놀이중심 교육과정으로 개정’...그 의미 분석
박선미

 2020년 대한민국 보육이 달라진다.
2020년 3월부터 대한민국 보육은 혁신적으로 변화한다. 하드웨어적으로 보면 보육지원체계가 개편되고 소프트웨어적으로 보면 교육과정이 놀이중심 교육과정으로 개정된다.

 

영유아보육법에는 보육시간이 7시 30분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12시간 보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노동법에 의한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은 8시간으로 영유아의 보육시간과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의 차이로 인해 어린이집 원장은 원장대로, 보육서비스를 이용하는 학부모님은 학부모님대로 다소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0년 3월부터 시행되는 보건복지부의 보육체계 개편내용을 보면 기본보육시간(9시~17시)과 연장보육시간(17시~19시 30분)으로 시간이 구분된다고 한다. 오전 9시 이전까지는 개별 등원 시간으로 당번교사가 아이를 맞이해주고, 9시부터 17시까지는 담임교사와 함께 지내다가 오후 17시부터는 연장반 전담교사와 연장반 보육실에서 지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저녁 7시 반까지는 학부모님이 마음 편하게 아이들을 원에 맡겨도 되니 경제적인 부담(아이돌보미 서비스 이용료 등)도 줄어들고, 심리적인 부담도 덜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시행에 앞서 몇 가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 보육 현장     © 시티뉴스

 

 

연장반 자율권 인정해야
첫째, 시간 구분에 있어서 영유아보육법을 어기는 몇 가지 경우가 발생한다. 하나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전 9시까지의 시간도 기본보육시간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등원하면서부터 기본보육시간이 시작된다는 개념으로 봐야 맞지, 9시부터 기본보육이라고 생각하면 9시 이전에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

 

보육시간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통학버스에 대한 규제도, 동승교사에 대한 규제도 보건복지부나 시군구에서 할 수 없다. 만에 하나 등⋅하원 중에 차량 안전사고가 일어난다고 가정해보자. 보육시간이 아니니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인가? 보험사의 피해보상 처리와 관련해서도 책임에 있어서 문제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연장반은 5시부터이니 전담교사도 17시부터 근무라고 명시해놓았는데 기본보육 설정 시간(8:30~16:30, 9:00~17:00 등)도, 연장보육 시간도 각 원마다 다를 수 있으니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자율권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보육료 단가 너무 낮아선 안된다 
둘째, 연장보육에 있어서 보육료 책정에 관한 것이다. 시간당 단가를 영아반 2000원, 유아반 1000원, 0세반 및 장애반은 3000원이라고 하고, 17시 이후에 30분을 단위로 보육료를 자동 산정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 태그로 출결을 체크하는 자동전자출결시스템 설비를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 설치한다고 한다. 현장전문가로서 2020년 보육지원체계 개편 내용 중 가장 우려되는 점은 보육료 단가가 말도 안 되게 낮아서가 아니다.

 

콩나물 사는 것도 아니고. 두부 1모 사는 것도 아니고 ‘1시간에 1000원, 1시간 반에 1500원’ 책정되는 보육료는 어린이집 보육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시장에서 파는 콩나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내가 천원 더 주면 우리 아이들 1시간 더 봐줘야 하는 사람”, “2천원 더 받으셨으니 당연히 봐 주시는 거잖아요.”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     © 시티뉴스



저녁 근무 가능한 보육교사 찾는 일 쉽지 않아 
셋째, 연장반 전담교사 배치에 있어서도 80%의 정원을 충족시켜야만 인건비 지원이 되고, 80%가 되지 않는다면 어린이집 교사들이 당직제로 돌아가며 남아 있는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당직제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교사가 2명인 어린이집도 있고 3명인 어린이집도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2~3회 당직업무가 돌아간다는 것은 노동법 위반이 되기도 하고, 보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기에 한 명이 남더라도 두 명이 남더라도 연장반 이용자가 있는 기관이라면, 전담교사가 배치되는 기관이라면 인건비를 100% 지원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국공립어린이집은 인건비를 호봉제로 줄 수 있으니 교사들이 국공립으로 이직하는 것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학기 중에 선생님을 잃은 가정어린이집 민간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입는 피해는 과연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 국공립어린이집은 보통 많은 정원으로 개원하게 되고 학기 중에도 개원하게 되는데 소규모어린이집의 피해를 막아 줄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장반 전담교사를 채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연장반 전담교사는 오후 3시 반에 출근하여 저녁 7시 반에 퇴근하게 되는데, 보통 가정을 가진 여성분들이 보육교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녁 근무가 가능한 보육교사를 찾는 것은 현장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보육인력 pool을 어느 정도 준비한 이후에 개편 정책을 실행해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체계가 개편된다고 하니 현장에서는 벌써 한숨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전담교사 1명으로 안전보장 미흡
넷째, 안전에 관한 문제이다. 늦게까지 남는 보육교사와 어린이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한 명의 전담교사가 20명의 유아를 돌보고 있다가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병원 진료시간도 종료된 시점에서 사고가 난다면 응급실로 이송해야 하는데 전담교사 한 명이 대처하기엔 정말 위험하고 난처할 수 있다.

 

몇 달 전 일어난 성북구 어린이집 앞 조현병 환자의 도끼 난동 사건처럼 세상에 흉흉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는데 혼자 남아 있다가 신변에 위협적인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된다. 비상벨 설치를 지원해주거나 경찰서와 다이렉트로 연동되는 신고 시스템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아교육의 반성적 사고, 새롭지 않은 새로운 패러다임. 놀이중심 교육과정의 시작~!

유아교육에 있어서 놀이가 중심이 아닌 적은 없었다. 즉, 아동 중심 교육과정에서는 아동의 흥미와 자발적인 동기를 중요시하며 놀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배움이 일어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삶이고 앎이다. 특별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일상이고 본능이다. (Learning Through Play) 놀이는 즐거워야 하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놀이이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로 선택권은 아동에게 있어야 한다.

 

▲ 박선미 원장     © 시티뉴스

지금과 같이 획일적이고 구조적이고 변함없는 놀이 환경에서는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형태의 놀이가 이루어질 수 없다. 대한민국 유아교육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사 대 아동의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개별적인 아동의 요구를 반영해주며 놀이를 확장시키기에는 교사 한 명이 돌봐야 할 아이가 너무 많다. 교실도 좁지만 놀 시간도 많지 않다. 제한되고 구조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아이들은 충분히 놀 수 없다.

 

정부에서는 아동 1인당 놀이 면적 확충과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사 대 아동의 비율을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행복하고, 교사가 행복하고,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박선미 하남시 세림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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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9 [10:29]  최종편집: ⓒ 시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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