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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숲에서 미래를 찾다
<추경희가 만난 사람> 하남문화재단 김영욱 대표
시인 추경희

겨울거리를 걷는다. 가을을 덮고 가는 시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겨울 숲에 서면 바람소리가 더 깊게 느껴진다. 어제는 화려한 가을을 만끽한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겨울바람이  이는 거리에서 지나가는 발걸음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앙상해진 낙엽의 투덜거리는 소리와 지나치듯 들리는 곤한 소리를 듣는 중이다.

 

겨울 숲에서 미래를 찾아간다

하남문화재단 김영욱대표, 그는 겨울 숲에서 미래를 찾아간다. 하남문화재단 앞마당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둥그렇게 자리를 잡고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그려준 그림이다. 아랑홀과 검단홀 그리고 전시관을 바라보며 바닥에 그려진 그림에는 순박한 소망이 담겨져 있다.

 

▲ 김영욱 대표     © 시티뉴스

 

“그림이 소박하네요.”

“전문가의 손길이 아닙니다. 시민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그린 그림이라서 그렇게 보일 것입니다.”

 

“그림의 주제가 과거, 현재, 미래군요?”

“인생도 그렇듯이 문화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보면 지금의 내가 보이고 나아가서 미래가 보이는 것처럼 문화도 과거가 시작이고 지금이 또 다른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삶처럼 문화도 함께 하는 것입니다.”

 

“함께 한다는 의미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음, 문화는 연극 같은 것입니다. 배우가 무대라는 공간에서 실존을 말하면 관객은 배우의 에너지와 무대배경을 통해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하나가 되어가는 공간, 그것이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혼자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뜻이군요.”

“예, 맞습니다. 이웃이라는 관객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관객이 아닌, 참관인 자격에서 넘어서 동참자 자격으로서의 관객이 필요합니다.”

 

“그에 따른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저희 재단에서는 실핏줄 문화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혈액공급 같은 의미인가요?”

“예, 저희 재단에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재단 마당에서 동아리들의 각종 재능도 펼칠 수 있도록 공간마련을 하고 있습니다. 재단을 찾아와서 문화혜택을 누리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시간과 거리, 경제적 문제로 문화혜택을 받기 어려운 소외계층이나 문화적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대상을 직접 찾아 나선 문화운동이 실핏줄 문화운동입니다.”

 

실핏줄 문화운동에 나서다

무엇이든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유가 있다. 겨울바람에 떨어진 나뭇잎 한 장에도 무수한 길이 있었다. 사람들은 고정화된 현실에서 벗어나길 두려워한다. 혹시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진실을 덮고 거품을 표시하기에 급급해 한다. 그러나 김영욱 대표는 하남시의 정서를 읽어가는 것에 막힘이 없다.

 

“대표님, 전국문화재단 프로그램은 획일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럴수록 시민이 골고루 참여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행각해요.”

 

“그렇습니다. 이제는 기획자 주축이 아닌 시민들이 기획하고 참여하는 공간이 이루어질 때입니다. 저희 재단에서도 지난 10월 30일에 각 문화 분야에서 시민들이 주축이 되는 문화 코디네이터 발대식을 했습니다. 문화어울마당에 시민 스스로 참여하고 실핏줄 문화운동에 박차를 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남시에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오면서 문화재단이 외곽처럼 느껴져요.” “예, 인구가 많이 늘어나면 체계적인 사업도 필요해집니다. 저희 재단에서는 올해엔 위례지구 시민을 상대로 클래식, 실내악, 국악 등 찾아가는 공연을 했습니다. 점차적으로 풍산동, 덕풍동, 신장동 등 시간과 지리적 접근성을 감안해서 찾아가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나누어가는 것이 문화다

김영욱 대표는 자신 있게 말한다. 문화는 나누어 가는 것이라고…….

 

그렇다. 봄빛 아늑한 날에 파르르 떨고 있던 나뭇잎은 아직 깨어나지 못한 눈을 틔우기 위해 바람을 모았고, 한 여름 제 몸을 태워가는 태양은 이른 아침 미명을 살피고 기지개를 펴기 위함이다. 가을 하늘 청명한 날엔 고개 숙인 들녘의 겸손함으로 헛헛한 들판을 배회하다 지친 낙엽의 쇠잔한 눈을 위로하기 위해 나뭇잎은 함께 물들었다. 그리고 지금, 겨울나무 아래서 높은 칼바람 소리를 듣고 있는 바싹 마른 잎맥은 제집 찾아들지 못한 산새에게 작은 바람막이가 되어준다.

 

“지역 예술인들이 마련한 공연은 무료가 많아서 다행입니다. 저도 덕분에 간간이 공연을 보곤해요.”

“저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재단에서는 지역예술인들에게 공연장을 제공해 드려서 기분이 좋고, 시민들은 무료로 공연관람 기회가 주어져서 좋은 일입니다.”

 

“비싼 공연일 때는 소수의 사람들만 겨냥한 것이 아닌가 하는 행각도 들어요.” “그렇지 않습니다. 고가 기획공연일 때는 지역 소외계층에게 일정부분 배정권이 있습니다. 공연의 남은 이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환원하는 의미입니다. 문화재단은 각층의 시민들과 함께할 때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시민들은 문화재단 프로그램에 어떤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요.” “시간과 경제적 문제로 제한을 받는 분들을 위해 재단 홍보도 찾아가는 홍보로 바꾸려고 합니다. 직원들의 업무에도 많은 변화가 올 것입니다.”                  

 

▲ 실핏줄 문화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영욱 대표     © 시티뉴스

 

문화는 그 지역의 품격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행복의 조건은 다르다. 어떤 이는 돈이 많아서 행복하고 또 다른 이는 돈이 너무 많아서 불행하다.

 

어떤 이는 봄빛이 나른해서 싫다고 하고 어떤 이는 볕이 따스해서 좋다고 한다. 열정적인 여름바다가 활력이 되기도 하고 슬픔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가을낙엽이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고 다른 이는 풍요로움으로 자리를 잡는다. 한겨울에 내리는 함박눈을 솜이불처럼 포근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사람마다 느끼는 행복지수가 다르다. 그러나 누구나 바람이 있다면 살아가는 동안 품위 있게 살고자 한다.

 

하남문화재단 김영욱대표, 그는 문화의 진실을 아는 사람이다. 문화를 통해 행복해 지고 행복을 느끼면서 품격을 지키는 진리를 안다. 그리고 특정화된 사람만의 문화는 죽은 문화라는 것을 또한 알고 있다. 문화는 어려운 상황에서 빛을 찾아주고 어려운 이웃을 다독이며 나누어가는 겨울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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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1 [12:42]  최종편집: ⓒ 시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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