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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곳
자매몸보탕집
최달경
 

가볼만한 곳-미사리 <자매몸보탕>


  팔당댐을 기점으로 한강의 물류는 갑자기 느릿한 속도로 흐르기 시작한다. 그 여유로운 물의 흐름을 가슴으로 안고 하남과 구리를 마주한 채 미사리는 강의 가운데 서 있다. 원래 섬이지만 하남시에서 보면 연이은 도로와 조정경기장으로 인해 더 이상 섬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미사섬에 대한 아득한 추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하얀 백사장과 이름모를 갖가지 수풀들, 그 사이로 쫑알대던 종달새의 울음소리는 아직도 그리움의 대상이다.

  미사리는 나와도 인연이 많은 곳이다. 그림도구를 들고 훌쩍 집을 나서니 어느새 발걸음이 미사리에 다 달았음을 꿈 깨듯 알게 된다. 화폭에 들어오는 미사리의 풍경은 언제 붓을 들어도 지겹지 않은 곳이다. 봄의 싱그러움과 여름의 신록, 가을의 낙엽, 겨울의 눈세상 등 사계절 그 어느 것도 놓치기 싫은 내 그림의 주제가들이다. 그렇지만 이 모두 10여 년전의 일들이다. 몸도 마음도 미사리에서 멀리 떨어져 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미사리의 이름이 다시 나타나 것은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별난 음식점이 있다는 지인의 소개 때문이었다. 나이가 들며 봄기운에도 나른해지는 심신을 활기로 채울 수 있다는 지인의 유혹과 함께 찾은 자매몸보탕 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선 몸보탕이라는 이름이 매우 그럴싸했다. 몸을 보신한다는 뜻일텐데 흔한 이름의 보신탕이나 영양탕보다는 색다른 어감의 상호에 주인의 재치가 묻어 있지 않은가.

  괘 넓은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자 2층으로 지어진 연다갈색의 돌집이 눈에 들어 왔다. 겉에서 보기엔 여느 카페 건물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지인의 설명에 의하면 바로 직전에 그랜드캐넌이라는 상호의 카페였는데 현재의 주인자매가 인수해 새롭게 꾸몄다는 것이다. 어느새 오십을 갓 넘긴 듯한 주인(뒤에 알고 보니 언니였다)이 마중 나와 반갑게 우리를 맞고 있었다.

  1층으로 들어서니 30여 평 남짓한 공간이 벌써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카페에 있던 쇼파를 그대로 식당용으로 쓰고 있는데 오히려 손님들은 편안하다며 좋아한다는 것이다.

  주 메뉴는 영양탕과 수육전골, 그리고 탕을 즐겨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버섯불고기 등이었다. 탕 맛은 원래 냄새를 어떻게 제거하느냐에 따라 그 솜씨를 인정받는 것인데 주인은 나름대로 비법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음식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해 왔지만 정말로 얼큰하고 구수한 국 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여기에 뒤뜰에서 키웠다는 갖은 산채 밑반찬도 입맛을 돋구었다.  보통 숙채류로 불리워지는 숙주나물, 두릅, 취나물, 고사리, 시금치, 콩나물무침들은 산채비빔밥집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인데 여기서도 이것들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의외의 소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작 이 집의 진미는 2층에서 만날 수 있었다. 문학소녀였던 언니주인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2층에 오르면 먼저 작은 무대가 눈에 띈다. 이 곳은 식사 후 손님들에게  커피 한잔을 서비스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준비한 곳이다. 때마침 무대에서는 섹스폰 동아리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연주실력을 뽐내며 즐기고 있었다. 전문 연주자가 아니어서 서툰 구석도 없진 않았지만 그보다 그들이 뿜어내는 진솔한 삶의 모습과 향기는 참 아름다운 것이었다. 손님들만 그 향기에 취한 것은 아니었다. 뒤뜰을 지키고 있는 서너 그루의 키 큰 소나무도 그들의 음악소리에 취한 듯 비스듬히 2층 안을 내려보고 있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가끔 그림과 같은 세상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세상을 실제로 본 것만으로도 충분한 선물을 받은 셈이다. 영원히 잊지 못할 자매몸보탕이여, 그대를 진심으로 칭송하노라. (추신: 족구장이 있다는 말을 빼놓지 말라고 언니주인이 새삼 강조했다. 단체손님을 위한 배려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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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5/07 [13:54]  최종편집: ⓒ 시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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